오래 작은 사업장을 해 오신 분들은 장부를 따로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개인회생을 알아보다 소득 증명이 안 될 것 같아 접으시는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것은 회계 장부가 아니라 돈이 들어오고 나간 기록입니다. 그 기록은 이미 통장에 남아 있습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도 사십 년 가까이 한 분야에서 일해 온 분이었고, 통장과 정산 내역으로 소득을 정리해 개시결정을 받았습니다.
서울 50대 개인회생, 어떤 사건이었나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회생법원은 이 사건의 개인회생 절차 개시결정을 내렸습니다. 신청 당시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직업: 인쇄·제조 분야(사업 운영 이력)
- 연령대: 50대
- 거주지: 서울 중구
- 채무: 1억~2억 원
- 소득 형태: 영업소득(소규모 사업장)
- 관할·결과: 서울회생법원 · 개인회생 개시결정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형제가 많은 어려운 형편에서 자라 십 대에 이미 여러 일을 거친 분이었습니다. 1980년대에 인쇄 분야에 들어가 십여 년 기술을 익혔고, 1990년대 중반에 직접 사업장을 열었습니다. 이후 경영이 어려워지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됐고, 거래처와 분할 상환을 합의해 팔 년에 걸쳐 채무를 정리한 경험도 있습니다. 다시 사업장을 열어 운영하던 중 감염병 불황으로 매출이 줄었고, 건물 사정으로 이전을 준비하며 추가 대출을 받기도 했습니다.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버티다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장부가 없는데 소득을 어떻게 증명하나요
사업용 통장의 입출금 내역이 기본입니다. 매출이 들어오는 흐름과 임차료·재료비·공과금이 나가는 흐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카드 단말기 정산 내역과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신고서를 더하면 금액이 확인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최근 1년치 통장 내역을 월별로 나눠 매출과 경비를 정리한 표를 만들었습니다. 장부가 있는 사건보다 오히려 실제 흐름이 그대로 드러나 정확했습니다.
신고 소득과 실제가 다르면
차이가 있으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신고 소득이 실제보다 낮게 되어 있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그때는 통장과 정산 내역으로 실제 흐름을 보이고, 신고 자료와의 차이를 정리합니다. 반대로 실제보다 소득을 부풀려 잡으면 변제금이 감당 못 할 수준이 되므로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숫자를 맞추는 일이 이런 사건의 절반입니다.
사업장 시설과 보증금은 재산인가요
임차보증금과 설비는 재산으로 평가되어 청산가치에 반영됩니다. 설비에 담보가 걸려 있으면 잔액을 뺀 순가치를 봅니다. 오래된 설비는 감가가 커서 평가액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계속하려면 설비가 필요하므로 유지하면서 그 가치를 변제 총액에 반영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처분하면 소득이 사라져 절차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예전에 거래처와 합의해 갚은 이력이 있으면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실히 변제해 온 이력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다만 그때의 채무가 남아 있는지, 합의가 끝난 것인지는 확인해야 합니다. 오래된 채권은 채권자가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채 증명으로 현재 보유자를 확인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과거 채무가 정리된 상태임을 자료로 확인한 뒤 현재 채무만 목록에 넣었습니다.
변호사의 시각 — 통장 한 권이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장부가 없어서 안 될 것 같은데요’라는 말씀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그때 저는 사업용 통장을 가져와 보시라고 합니다. 대개 그 한 권으로 매출과 경비의 윤곽이 나옵니다. 부족한 부분은 카드 정산 내역과 세금 신고서로 채웁니다. 장부가 없다는 이유로 접기 전에 통장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 생계비는
실제로 생계를 함께 하는지가 기준입니다. 서류상 가족이라도 오래 왕래가 없고 각자 생활한다면 부양가족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등본이 달라도 실제로 부양하고 있다면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오랜 기간 별거 상태로 각자 생활해 온 사정을 그대로 밝혔습니다. 사실과 다르게 적으면 나중에 확인 과정에서 문제가 되므로 있는 그대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차의 진행 — 신청에서 개시까지
먼저 부채 증명으로 채권자 목록을 확정하면서 과거 채무의 정리 여부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사업용 통장 내역을 월별로 나눠 매출과 경비를 산정하고, 세금 신고서와 대조해 실제 소득을 잡았습니다. 임차보증금과 설비를 재산으로 반영해 청산가치를 계산한 뒤 변제계획안을 만들어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신고 소득과 실제 흐름의 차이에 관한 보정 요구에 월별 대조표로 대응한 뒤 개시결정을 받았습니다.
개시결정 이후 달라진 것
개시결정이 나면 채권자의 개별 추심과 강제집행이 금지됩니다. 사업용 계좌에 대한 압류 위험이 사라져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의뢰인은 오랜 기간 여러 차례 어려움을 넘겨 왔는데, 이번에는 남은 회차가 정해졌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매달 얼마를 넣으면 되는지가 확정되자 거래처와의 관계도 정리해 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면 — 소규모 사업자가 모을 것
작은 사업장을 운영하고 계신다면 아래 네 가지를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장부가 없어도 이 자료들이 그대로 장부 역할을 합니다.
- 사업용 통장의 최근 1년 입출금 내역
- 카드 단말기 정산 내역
-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신고서
- 임대차계약서와 설비 목록(담보 유무 포함)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입니다.
자주 하는 오해 — 장부가 없으면 소득 증명이 안 된다
첫째, ‘회계 장부가 있어야 한다’는 오해 — 통장과 정산 내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매출이 곧 소득’이라는 오해 — 경비를 뺀 금액이 소득입니다. 셋째, ‘신고 소득이 낮으면 유리하다’는 오해 — 실제와 다르면 그 차이를 설명해야 합니다. 넷째, ‘설비를 처분해야 한다’는 오해 — 일을 이어가려면 유지하며 가치를 반영하는 편이 일반적입니다. 다섯째, ‘서류상 가족은 모두 부양가족’이라는 오해 — 실제로 생계를 함께 하는지를 봅니다.
장부가 없다는 이유로 개인회생을 접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필요한 것은 회계 서류가 아니라 돈이 오간 기록이고, 그 기록은 통장에 남아 있습니다. 매출이 아니라 경비를 뺀 금액이 소득이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계산이 시작됩니다.
